저탄고지식단 처음 시작하는 방법, 밥 줄이고 지방 늘릴 때 헷갈리는 것들

처음엔 밥을 얼마나 줄여야 할까
얼마 전 지인이 저녁마다 밥을 반 공기만 먹는데도 살이 잘 안 빠진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들어보니 반찬은 거의 그대로 두고 밥만 줄인 상태였어요. 저탄고지식단은 단순히 밥을 적게 먹는 방식이라기보다, 탄수화물 비중을 낮추고 지방과 단백질을 적절히 채워 포만감을 유지하는 식사법에 가깝습니다.
일반적인 식사에서 탄수화물은 밥, 빵, 면, 떡, 과자, 단 음료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저탄고지식단을 시작할 때는 하루 탄수화물을 갑자기 20g 이하로 확 줄이기보다, 평소 먹던 양의 절반 정도로 낮춰보는 편이 부담이 덜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세 끼 모두 밥 한 공기를 먹었다면, 먼저 한 끼는 밥 없이 먹고 두 끼는 반 공기 정도로 조절하는 식입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게 있어요. 밥을 줄였는데 배가 너무 고프면 오래 못 갑니다. 그래서 계란, 고기, 생선, 두부 같은 단백질을 충분히 넣고, 아보카도, 올리브오일, 견과류, 버터 같은 지방을 조금씩 더해줘야 합니다. 지방은 칼로리가 높아서 무작정 많이 먹기보다 포만감을 채우는 정도로 쓰는 게 현실적입니다.
저탄고지식단 식재료 고르는 방법
장을 볼 때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탄수화물이 많은 식품과 덜한 식품을 나눠보면 편합니다. 흰쌀밥, 라면, 빵, 시리얼, 감자튀김, 케이크는 줄이는 쪽에 가깝고, 달걀, 닭다리살, 삼겹살, 연어, 고등어, 치즈, 버섯, 잎채소는 활용하기 좋은 편입니다.
- 단백질: 계란,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생선, 두부
- 지방: 올리브오일, 버터, 들기름, 견과류, 아보카도
- 채소: 상추, 양배추, 브로콜리, 오이, 애호박, 버섯
- 줄일 식품: 밥, 면, 빵, 떡, 과자, 달콤한 음료
사실 저탄고지식단이라고 해서 매일 스테이크와 버터만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식으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삼겹살에 상추쌈을 먹되 밥을 줄이고, 된장찌개는 감자와 당면을 적게 넣는 식이죠. 고등어구이에 나물 반찬, 계란찜, 두부구이를 곁들이면 꽤 든든한 한 끼가 됩니다.
다만 가공육은 조금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베이컨, 소시지, 햄은 편하지만 나트륨이 높고 첨가물이 들어간 경우가 많습니다. 매 끼니의 중심으로 삼기보다는 가끔 쓰는 재료 정도가 무난합니다. 채소도 빠뜨리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변비가 생길 수 있어서, 잎채소와 버섯류는 거의 매 끼니 넣는다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하루 식단은 이렇게 짜면 덜 어렵다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막막한 부분이 실제 메뉴입니다. 아침을 꼭 먹는 사람이라면 계란 2개, 아보카도 반 개, 그릭요거트 약간처럼 단순하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점심은 외식이 많으니 제육볶음이나 생선구이 백반에서 밥을 반 이하로 줄이고, 반찬 중 단맛 강한 조림은 조금만 먹는 식으로 조절하면 됩니다.
저녁은 집에서 먹을 수 있다면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닭다리살 구이와 양배추볶음, 소고기 버섯전골, 두부김치, 연어구이와 샐러드 같은 메뉴가 잘 맞습니다. 국물 요리는 괜찮지만 라면, 칼국수, 떡국처럼 탄수화물이 중심인 메뉴는 저탄고지식단과 맞추기 어렵습니다.
예시 식단
- 아침: 삶은 계란 2개, 치즈 1장, 오이 또는 방울토마토 조금
- 점심: 삼겹살 상추쌈, 밥 3분의 1공기, 된장찌개
- 저녁: 고등어구이, 두부부침, 버섯볶음, 양배추 샐러드
- 간식: 무가당 그릭요거트, 견과류 한 줌 이하
견과류는 건강한 지방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한 줌을 넘기면 금방 칼로리가 올라갑니다. 아몬드 20알 안팎만 해도 120kcal 정도라서, 봉지째 먹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많이 먹게 됩니다. 그래서 간식은 접시에 덜어두고 먹는 편이 낫습니다.
초반에 몸이 달라지는 이유
저탄고지식단을 시작하면 며칠 사이 체중이 1~2kg 줄었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변화는 지방이 한꺼번에 빠졌다기보다,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서 몸속 수분이 함께 빠진 영향도 큽니다. 그래서 초반 숫자에 너무 들뜨거나, 반대로 하루 이틀 정체됐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근데 초반에는 피곤함, 두통, 입마름, 집중력 저하를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흔히 탄수화물을 줄이면서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반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 물을 충분히 마시고, 음식 간을 너무 싱겁게만 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운동량이 많다면 전해질 균형도 신경 쓰는 게 좋습니다.
솔직히 모든 사람에게 저탄고지식단이 딱 맞는 건 아닙니다. 당뇨병 약을 복용 중이거나 신장 질환, 간 질환, 임신, 수유 중인 경우에는 식단을 크게 바꾸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특히 혈당을 낮추는 약을 쓰고 있다면 탄수화물을 갑자기 줄였을 때 저혈당 위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오래 가려면 완벽함보다 반복 가능성이 중요하다
저탄고지식단을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너무 빡빡하게 시작하는 겁니다. 밥, 빵, 면, 과일, 간식까지 전부 끊겠다고 마음먹으면 며칠은 버틸 수 있어도 회식이나 외식 한 번에 무너지기 쉽습니다. 차라리 평일 저녁만 저탄고지식으로 먹는다거나, 점심 외식에서는 밥을 절반 남기는 방식처럼 생활에 들어오는 규칙이 오래 갑니다.
체중 감량이 목표라면 지방을 많이 먹는 것보다 전체 섭취량도 함께 봐야 합니다. 저탄고지식단이라고 해서 버터커피, 삼겹살, 치즈를 마음껏 먹으면 체중이 줄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포만감은 높이되 과식은 피하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배부름을 10이라고 했을 때 7 정도에서 멈추는 습관이 꽤 쓸모 있습니다.
저탄고지식단은 누군가에게는 식욕 조절이 쉬워지는 방법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너무 답답한 방식일 수 있습니다. 직접 해본다면 최소 2주 정도는 몸의 반응, 배고픔, 수면, 운동 컨디션을 같이 기록해보는 게 좋습니다. 숫자만 보는 식단보다 내 생활에 자연스럽게 붙는 식단이 결국 더 오래 남는다고 느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