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도시락 꾸준히 싸는 방법, 초보자는 이렇게 시작하면 편해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싸려고 하면 금방 지쳐요
얼마 전 점심시간에 편의점 도시락을 사려고 영양성분표를 봤는데, 밥과 면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 있더라고요. 가격은 괜찮은데 탄수화물만 90g 가까이 되는 제품도 있어서 저탄고지를 하는 사람에게는 은근히 선택지가 좁습니다. 그래서 저탄고지도시락은 거창한 다이어트 도시락이라기보다, 밖에서 흔들리지 않게 해주는 안전장치에 가깝다고 느껴요.
처음 시작할 때는 탄수화물을 아예 0으로 만들겠다는 생각보다 밥, 빵, 면, 떡처럼 양이 쉽게 늘어나는 음식을 줄이는 방식이 편합니다. 예를 들어 평소 점심에 밥 한 공기 200g을 먹었다면, 처음에는 밥을 빼고 단백질과 채소를 늘리는 정도로도 차이가 큽니다. 저탄고지 식단은 보통 탄수화물은 낮추고 지방과 단백질 비중을 높이는 식사 방식인데, 사람마다 활동량과 몸 상태가 다르니 몸의 반응을 보면서 조절하는 게 좋아요.
저탄고지도시락 기본 구성은 세 칸으로 생각하면 쉬워요
도시락통을 열었을 때 뭘 넣어야 할지 막막하다면 세 칸으로 나눠보면 됩니다. 첫 번째는 단백질, 두 번째는 지방이 있는 재료, 세 번째는 저탄수 채소입니다. 이렇게만 잡아도 메뉴가 훨씬 단순해져요.
- 단백질: 닭다리살, 달걀, 소고기, 돼지고기, 연어, 두부
- 지방 재료: 아보카도, 올리브오일, 버터, 치즈, 견과류
- 채소: 양상추, 오이, 브로콜리, 양배추, 버섯, 애호박
예를 들어 닭다리살 150g, 삶은 달걀 2개, 브로콜리 한 줌, 아보카도 반 개를 넣으면 꽤 든든합니다. 닭가슴살만 계속 먹으면 금방 질리는데, 닭다리살이나 삼겹살처럼 지방이 있는 재료를 쓰면 포만감이 훨씬 오래가요. 솔직히 맛도 더 낫습니다. 저탄고지도시락은 참는 식단이 아니라 오래 버틸 수 있는 식단이어야 하니까요.
초보자가 실패하기 쉬운 부분은 소스와 간식이에요
근데 의외로 도시락 본메뉴보다 소스에서 탄수화물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판 드레싱, 데리야키 소스, 칠리소스, 돈가스소스는 달콤한 맛이 있는 만큼 당류가 들어간 제품이 많아요. 작은 소스 한 봉지라고 가볍게 봤다가 당류 10g 안팎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대신 소금, 후추, 마요네즈, 올리브오일, 식초, 겨자, 들기름, 간장 소량을 활용하면 맛을 내기 쉽습니다. 마요네즈도 제품마다 당류가 다르니 성분표를 한 번 보면 좋아요. 저는 고기 도시락에는 소금과 후추를 기본으로 쓰고, 샐러드에는 올리브오일과 식초를 섞는 편입니다. 단순한데 질리지 않고, 재료 맛도 잘 살아납니다.
간식도 비슷합니다. 견과류는 저탄고지에 자주 쓰이지만 한 줌이 두 줌이 되면 열량이 빠르게 올라갑니다. 아몬드 20알 정도만 해도 약 120kcal 안팎이라서, 도시락 옆에 통째로 넣기보다 작은 용기에 덜어두는 편이 낫습니다. 치즈도 편하지만 짠맛 때문에 계속 손이 갈 수 있으니 1~2장 정도로 시작하면 부담이 적어요.
일주일 도시락은 재료 돌려쓰기가 편합니다
매일 새로운 메뉴를 만들려고 하면 오래 못 갑니다. 사실 저탄고지도시락은 재료를 많이 사는 것보다 같은 재료를 다르게 조합하는 쪽이 훨씬 편해요. 예를 들어 주말에 달걀 6개를 삶고, 브로콜리를 데치고, 고기 2종류만 구워두면 평일 점심이 꽤 수월해집니다.
- 월요일: 소고기 구이, 양배추 볶음, 삶은 달걀
- 화요일: 닭다리살 구이, 오이, 치즈, 아보카도
- 수요일: 삼겹살 구이, 버섯볶음, 상추
- 목요일: 연어구이, 브로콜리, 달걀프라이
- 금요일: 두부부침, 돼지고기 볶음, 양상추 샐러드
이렇게 보면 메뉴가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충분합니다. 도시락을 예쁘게 싸는 것보다 점심에 배고프지 않고 오후에 졸리지 않은지가 더 중요하거든요. 밥을 빼면 허전할까 걱정하는 분도 많은데, 단백질과 지방이 충분하면 생각보다 포만감이 오래갑니다. 다만 운동량이 많거나 어지러움, 피로감이 심하다면 탄수화물을 너무 급하게 줄인 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시락 보관과 냄새도 현실적으로 챙겨야 해요
저탄고지도시락은 고기, 달걀, 생선처럼 냄새가 날 수 있는 재료가 많습니다. 그래서 회사나 학교에 가져간다면 메뉴 선택이 꽤 중요해요. 삼겹살이나 생선구이는 맛있지만 전자레인지에 데웠을 때 냄새가 강할 수 있습니다. 그런 날은 차갑게 먹어도 괜찮은 닭다리살 샐러드나 삶은 달걀, 치즈, 오이 조합이 더 편합니다.
보관은 기본적으로 식힌 뒤 뚜껑을 닫는 게 좋습니다. 뜨거운 상태로 바로 닫으면 물기가 생기고 채소가 금방 처질 수 있어요. 채소와 고기를 한 통에 넣어야 한다면 채소는 키친타월을 살짝 깔거나, 소스는 따로 담는 방식이 덜 눅눅합니다. 여름철에는 보냉백과 아이스팩을 같이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저탄고지도시락을 계속 싸다 보면 나에게 맞는 조합이 보입니다. 어떤 사람은 달걀과 아보카도가 잘 맞고, 어떤 사람은 고기와 데친 채소가 더 편합니다. 중요한 건 남들이 하는 식단을 그대로 베끼는 게 아니라 내 점심시간, 예산, 입맛에 맞게 낮은 탄수화물 식사를 반복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야 도시락이 숙제가 아니라 꽤 든든한 습관이 됩니다.